- 저자
- 파울로 코엘료
- 출판
- 문학동네
- 출판일
- 2018.12.05
필자는 초등학생 때 유학을 간 적이 있다. 비록 3개월이라는 짧은 유학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너무 힘들어 하루빨리 한국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지배할 때였다. 그 힘든 시간 동안 버팀목이 되어줬던 건 그곳에 있었던 외국인 선생님들이었다. 힘들어하던 내 모습을 보며 위로도 해주시고 재밌게 영어를 배울 수 있게 노력하셨다는 걸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3개월이라는 시간이 거의 다 지나갈 때쯤, 나와 가장 친했던 외국인 선생님이 나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고 말하셨다. 그 책이 바로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였다. 물론 당연하게도 영어로 <The Alchemist>라고 말하셨다ㅎㅎ 그 선생님이 말하시길 이 책은 자기 인생의 길잡이 같은 책이라고 하셨는데 , 이제야 읽고 왜 그때 선생님이 그렇게 말을 하셨는지 알 것 같았다.
이 책은 평범한 양치기 소년인 산티아고가 피라미드의 보물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사람마다 다른 인생의 목표(이 책에선 자아의 신화로 이를 표현한다.)를 갖고 있고 그러한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 가는 과정이 곧 삶의 연금술임을 이 책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동시에 연금술의 원래 의미인 다른 성질의 금속을 금으로 바꾸는 행위와 삶의 연금술을 비교하며 사람들이 단순히 금에만(결과에만) 집착하는 모습을 지양할 것을 강조한다.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자아의 신화에 집중하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삶의 자세를 배울 수 있다. 주인공의 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돈을 다 뺏기는 좌절의 순간도 나타나고, 피라미드의 보물과는 별로 관련이 없는 뜻밖의 장소에서 깨달음을 얻으며 결국 자아의 신화를 사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린다. 아마도 작가는 이러한 주인공의 삶을 통해 고난과 역경의 순간도 멀리서 보면 가치 있는 순간 일 수 있으며 우리의 매 순간순간조차도 금처럼 빛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 같다.
항상 서평을 쓸 때마다 책을 이렇게 해석해도 되는 건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이전 책들에 비해 그 고민이 훨씬 심했던 것 같다. 책의 내용이 인간의 깨달음, 삶의 여정, 노력, 선택 등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책은 인간의 복합적인 삶의 모습을 담아냈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만큼 지금 이 서평을 읽고 있는 분들도 꼭 책을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항상 똑같은 사람들하고만 있으면 -산티아고가 신학교에 있을 때 그랬던 것처럼- 그들은 우리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해 버린다. 그렇게 되고 나면, 그들은 우리 삶을 변화시키려 든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이 바라는 대로 바뀌지 않으면 불만스러워한다. 사람들에겐 인생에 대한 나름의 분명한 기준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은 현실로 끌어낼 방법이 없는 꿈속의 여인 같은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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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는 '자아의 신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것은 자네가 항상 이루기를 소망해 오던 바로 그것일세. 우리들 각자는 젊음의 초입에서 자신의 자아의 신화가 무엇인지 알게 되지. 그 시절에는 모든 것이 분명하고 모든 것이 가능해 보여. 그래서 젊은이들은 그 모두를 꿈꾸고 소망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알 수 없는 어떤 힘이 그 신화의 실현이 불가능함을 깨닫게 해 주지. 그것은 나쁘게 느껴지는 기운이지. 하지만 사실은 바로 그 기운이 자아의 신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네. 자네의 정신과 의지를 단련시켜 주지.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곧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이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게 이 땅에서 자네가 맡은 임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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